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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여행

차례 소의 추억, 사기평년

by 구름달가드시 2024. 7. 15.

사기평년 (2006.10.05)

 

매화산 제일봉에서 서편으로 이어져 내린 산능선 우측아래 골짜기를 절뒤골이라 불렀는데 어른들 말씀으론 옛날에 절(사찰)이 있었다고 했다. 무너진 석축 흔적도 남아 있었다.

 

그 아래 해발 육칠백 미터 고지의 넓은 경사진 평원이 바로 '사기평년'이다. 지금은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지만 70년대 까지만 해도 잔디와 풀과 바위, 키 작은 잡목들이 넓게 펼쳐진 그야말로 완만한 경사의 대평원이었다.

마을 아이들이 여름방학 기간에 차례 소를 보던 곳, 동내 마을 50여 가구가 농삿일을 하는 일 소 한 마리 씩은 키우고 있는데,  2~3가구씩 순번을 정하여  동내 소들을 이곳으로 몰고 와 하루 종일 풀을 뜯어 먹게 하는 '차례 소'를 보았다. 그 추억이 묻어 있는 장소다. 병풍처럼 둘러 선 주위의 높은 산능선이 울타리 였고 소들이 풀을 찾아 산골짜기로 흩어져도 이 곳에서 그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방목하며 개울의 가재를 잡아 구워 먹기도 하고, 억새 풀 잎으로 물레방아 놀이도 하면서 무지개 꿈을 키웠다.

이곳에는 곳곳의 지표면에 도자기 파편들이 출토되고 있었다.  안목이 없어 파편들이 도기(陶器)인지 자기(瓷器)인지는 알 지 못하나 유래된 지명과 주변에 고령토가 많은 지질을 감안 하면 고령토를 원료로 하는 자기(瓷器)일 것으로 짐작해 본다. 그리고, 사기평전(沙器平田)이란 지명이  지역민들에 구전되면서 "사기평년"으로 불리워 진 것으로 보인다. 어째튼, 유래된 지명은 이 곳이 오랜 옛날의 대단위 도요지(陶窯地)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伽川)

 

사기평년 길가의 사기 파편들 .비가 와서 흙이 쓸려 내려가면 흙속의 사기 파편들이 지표면에 나타난다. (200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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