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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여행

무무암(無無庵)

by 구름달가드시 2023. 1. 19.

땔감 나무를 하기 위해 지게를 지고 능선을 타고 다녔던 '안심이 골짝'이다. 초등학생 시절이었지만 예외 없이 온 동내 아이들은 한 겨울을 지낼 땔감 나무 하는 것이 겨울 방학 중 당연한 하루 일과였다. 특히 이 곳은 꿩이 많았던 곳으로 기억한다. '싸이나"로 불리던 청산가리를 집어 넣은 찔레 열매를 겨울 밭 언덕에 꽂아 두면 이튿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꿩 한 두 마리가 죽어 있었다.

 

몇 해전 이 안심이 골짜기에 허름한 암자가 하나 들어 섰다. 주변 나무를 베어 얼기설기 집 모양을 만들고 그 위를 보온 자재를 덮어 만든 임시 거처인데, 가건물 기둥엔 송판 조각에 숯으로 내려 쓴 '無無庵'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작년(2007)에 이곳을 방문하였는데 스스로 학승(學僧)이라 일컫는 스님 2명이 이곳에서 정진하고 있었다. 조금 어려 보이는 스님은 송광사에서 왔고 법력이 좀 있어 보이는 스님은 해인사에서 왔다고 했다. '백운거사' 라는 분이 이곳에 처음 이 건물을 짓고 약1년간 거처 하다가 성주 어딘가로 떠났고, 그 후 스님들 간에 아름아름으로 이 곳 시설을 1~2년씩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내부에 불상은 보이지 않았고, 거칠은 온돌방과 바로 옆의 계곡 물가에 붙어 있는 주방겸 차실,그리고 암자 부지 출입구에 재래식 해우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1회 정도 외부로 부터 승용차로 식자재를 조달 받아 거처하고 있다는데 열악한 시설에 불편이 많을 것 같은데도 스님들은 우려낸 차 한잔을 방문객에게 대접하며 유유자적 했다..(2007년 伽川)

 

무무암 (2007년)
무무암 차실(茶室), 개울 옆애 주방 겸 차실이 있는 구조
무무암 천정, 작은 나무가지 들로 건물이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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