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여행
산골 "콩쿨대회"(노래자랑)
구름달가드시
2022. 10. 6. 11:59
6.70년대 지게짐에 농사짓고 살던 산촌의 시골사회이지만 1년에 한두번 씩은 노래자랑 행사가 열렸다, "콩쿨대회"라고 불렀다.
어느 마을에서 동네 청년들이 대회 날자를 잡고 사람들을 보내 알리면 인근마을 남여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형태다. 구경거리가 귀한 산촌에 "콩쿨대회"는 2~3km씩 떨어져 형성된 인근 10여개 부락 마을의 공동축제가 된다.
낮엔 일을 해야하니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밤이 좋고 시계가 없으니 정해진 시간도 없다. 저녁을 먹고 밤길을 걸어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시작한다. 전기가 없던 시절이니 휏불로 조명을 하고, 반주 없는 맨 목청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래도 있을 건 있다. 무대.사회자.심사위원.앵콜. 찬조금 명단은 새끼줄에 끼워 운동회 만국기 처럼 펄럭이게 한다.
입상자 상품은 주전자,냄비,세숫대야,삽 같은 생필품이지만 마을의 명예가 걸려 있어 경쟁과 응원이 치열하다. 서로 뻔히 아는 시골사회라 참가만 한다면 입상자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 문제는 순위인데 심사기준이 에매한 탓에 간혹 결과에 불복하는 소동이 일어나 마을간 싸움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래도 매년 열리고 기다려지는 행사였고, 그 때마다 후일담이 한동안 산골사회를 떠다녔다.(伽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