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여행
관솔불
구름달가드시
2022. 10. 5. 16:45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아마 1970년대 초 정도나 되어서 일 것이다.
지금은 중학교도 의무교육이고 추첨에 의한 배정이지만 그때는 입학시험을 치루고 합격해야만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방과후 과외공부를 할 때 깡통을 반으로 잘라 양초를 녹여 담아 만든 심지에 불을 켜고 공부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달이 없는 날 저녁이면 마을은 칠흙 같은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방안에서야 호롱불이 있지만 옆집에라도 가려면 촛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당시 농촌 살림에 양초를 맘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의치 않는 일이었다.
대안이 바로 관솔이었다. 오래된 소나무로 장작을 만들다 보면 나무속 중심부에 송진이 험뻑 베어있는 부위가 있다. 이것을 볼펜 정도 길이로 가늘게 잘라 내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불을 붙이면 '파르르' 소리와 함께 시커먼 연기를 내며 타게 되는데 왠만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다. 당시는 초가집이 많아 위험한 방법이긴 했지만 유용하게 사용되는 비상용품이었다.
.(伽川)